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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나를 붕괴시킨 영화 <헤어질 결심> 내용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은 영화만큼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이야기의 시작은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사건 현장을 조사하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조사 허러 온 형사 '해준'(박해일)은 변사체로 발견된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됩니다. 남편의 죽음 앞에서 서래는 특별한 동료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경찰들은 일반적인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 선상에 올립니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조회와 신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 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성일도 없이 '해준'을 대하는데, 진심을 숨기는 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의 이야기입니다.
결말은 이랬습니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은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월요일마다 서래가 만나던 할머니가 치매라는 사실을 깨닫고 할머니의 휴대전화에서 서래가 등산했다는 증거를 해준은 발견하지만 차마 그녀에게 죄를 물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미 그녀에 대한 애정이 생겨버려서 해준은 서래의 죄를 덮기로 결심합니다. 서래에게 할머니의 폰을 바다 깊은 곳에 빠뜨려 아무도 찾지 못하게 합니다. 경찰의 도리를 저버리고 그는 사랑은 택합니다. 해준은 서래와는 헤어질 결심을 했습니다. 해준의 통보를 그의 사랑 고백으로 느끼고, 해준을 향한 서래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시간이 지나 해준과 서래는 재회 합니다. 다시 한번 남편의 살인 사건으로 형사와 피의자로 엮이게 된 두 번째 만남입니다. "벽에 내 사진 붙여놓고 잠도 못 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해준의 마음은 복잡해집니다. 이곳에 다시 왔냐는 질문에 서래는 해준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해준이 미결 사건을 집요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기억해 그의 머릿속에 영원히 남기 위해 스스로 미결 사건으로 남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구소산 사건 역시 해결되고, 서래와의 관계를 멀리 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만납니다. 이포에서 만난 서래는 해준에게 구소산 사건의 증거인 휴대전화를 해준에게 건네며 해결된 사건을 다시 미결로 돌리려 행동합니다.
이후 서래는 바다 깊은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깊은 바닷속에 핸드폰은 빠뜨린 것처럼 영원히 해결되지 않고 해준의 머릿속에 남고 싶었던 서래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면 영화는 끝이 납니다. 처음엔 이 영화를 보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두 사람의 심리도 어려웠습니다.
두 번 보고 나니 두 사람이 감정을 절묘하게 수많은 은유와 대비로 표현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찡 했습니다. 영화가 진정으로 성숙한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잃었거나 누군가를 놓아줘야 했던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영화고, 삶을 살아가며 겪는 복잡한 심리적 변화와 같이 매우 미묘한 로맨틱한 관계를 경험하고 정의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예요.
2. 청록색으로 표현된 결심
'헤어질 결심' 영화 속에서 서래의 청록색 원피스는 계속 등장합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너무 궁금해서 박찬욱 감독님 인터뷰를 찾아봤습니다. 산과 바다 서래의 집과 옷 모두 청록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바다나 산을 보면 파란색으로 보이고 초록색으로 보이고 햇빛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파란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초록색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색이 통용되는 색깔이면 그때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 중간색인 청록색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람이 그런 사람인가 싶다가도 다른 때 보면 또 다른 면을 가진 사람인 거 같습니다. 규정되지 않은 헷갈리는 사람의 면을 시각화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해준의 아내 정안과 서래를 본 목격자들은 파란색으로 본 봤다고 말하고 해준은 초록색으로 봤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파란색 같기도 하고, 초록색 같기도한 청록색의 원피스는 서래의 여러 면을 표현한 게 아닐까 합니다. 영화 대사 중 중 "청록색 드레스 어딨 어요? 원피스 어딨 어요. 녹색으로 보였다가 파란색으로 보였다가 하는" 의상이 색이 정해진 다음 위의 대사를 추가했다고 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인 산과, 이야기의 끝 바다 모두가 청록색을 보여줍니다.
3. 정윤희의 노래 '안개'
정윤희의 노래 '안개'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상징적 요소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해준과 서래, 두 사람 뒤에 흐르던 노래 '안개' 영화 속 해준과 서래의 사랑은 어렵고 힘듭니다.
이 영화가 말하는 사랑을 누군가는 '어른의 사랑'이라고 얘기합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어려운 상황을 겪고 이겨내거나, 그 앞에서 처절하게 좌절할 때, 자신의 진짜 성격을 드러내는 거예요. 그것은 개인의 성격뿐만 아니라 인간 속성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 속 서래의 사랑은 어렵고 힘들 거 같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노래로부터 받은 감동을 영화로 옮기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삽입된 '안개'에 대해 제일 처음에는 그룹 트윈폴리오이가 부른 '안개'로 삽입했다고 합니다. 들고 보니 너무 감상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남자의 목소리로 나오니 해준의 입장으로 영화를 마무리하는 것 같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영화 전반에 걸쳐 여성 버전 곡을 사용하는 게 더 맞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의 두 전설적인 가수 정훈희, 송창식 님께 '안개' 듀엣 버전을 요청드렸고, 그 노래를 엔딩 크레디트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노래는 애잔한 멜로디와 잃어버린 사랑과 흐릿한 시야에 대한 가사가 영화의 주제와 깊이 공감합니다.
해준과 서래, 두 사람 뒤에 흐르던 노래 '안개' 이 안개는 캐릭터들의 관계와 감정의 불분명하고 모호한 성격을 상징합니다. 이 노래는 영화의 중요한 순간에 처음 등장하여 향수와 우울함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관객에게 '안개'는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보완하는 청각적 상징으로 역할을 합니다.
노래의 반복적인 사용은 영화 전반에 걸쳐 혼란과 도덕적 모호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해준이 서래를 향한 마음과 자신의 행동에 미칠 윤리적 영향을 고민하는 내적 갈등을 반영한 것입니다. '안개'의 가사 또한 영화의 서사적 흐름을 반영합니다. 명확성을 찾고 안갯속에서 길을 잃는다는 구절은 해준이 직업적 의무와 개인적 욕망을 탐색하는 여정과 유사합니다.
노래의 애잔한 톤은 이야기의 감정적 무게를 강화하며, 영화의 분위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관객에게 '안개'는 영화가 사랑, 상실, 불확실성 속에서 진실을 찾고 탐구를 강조하는 반복적 요소로 작용합니다.